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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판정례

제목

주주총회결의를 거쳤다 하더라도 경영진의 배임적 행위에 의한 과도한 퇴직금지급청구권의 행사는 허용되지 않는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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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097
내용
주주총회결의를 거쳤다 하더라도 경영진의 배임적 행위에 의한 과도한 퇴직금지급청구권의 행사는 허용되지 않는다
사건번호 : 대법 2014다11888
선고일자 : 2016-01-28


【요 지】 피고 회사의 구 경영진이던 원고들이 회사의 경영상황에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퇴직금지급규정을 제정하여 원고들이 장악하고 있는 대주주를 통하여 주주총회를 통과하도록 한 것은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에 위반하는 배임행위에 해당하므로, 주주총회결의를 거쳤다 하더라도 그러한 위법행위가 유효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퇴직금지급청구권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
   
  * 대법원 제3부 판결
  * 사 건 : 2014다11888 퇴직금등
  * 원고, 상고인 : 원고 1 외 1인
  * 피고, 피상고인 : ○○도개발 주식회사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4.1.24. 선고 2013나39874 판결
  * 판결선고 : 2016.01.28.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 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법은 제388조에서 주식회사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이사의 보수에는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퇴직금 내지 퇴직위로금도 이에 포함된다(대법원 1977.11.22. 선고 77다1742 판결 등 참조).
  이처럼 상법이 정관 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사의 보수를 정하도록 한 것은 이사들의 고용계약과 관련하여 사익 도모의 폐해를 방지함으로써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대법원 2006.11.23. 선고 2004다49570 판결 참조), 비록 보수와 직무의 상관관계가 상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제공하는 직무와 그 지급받는 보수 사이에는 합리적 비례관계가 유지되어야 하며, 회사의 채무 상황이나 영업실적에 비추어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나서 현저히 균형성을 잃을 정도로 과다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회사에 대한 경영권 상실 등에 의하여 퇴직을 앞둔 이사가 회사로부터 최대한 많은 보수를 받기 위하여 그에 동조하는 다른 이사와 함께 이사의 직무내용, 회사의 재무상황이나 영업실적 등에 비추어 지나치게 과다하여 합리적 수준을 현저히 벗어나는 보수 지급 기준을 마련하고 그 지위를 이용하여 주주총회에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소수주주의 반대에 불구하고 이에 관한 주주총회결의가 성립되도록 하였다면, 이는 회사를 위하여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하는 상법 제382조의3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하여 회사재산의 부당한 유출을 야기함으로써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하므로, 주주총회결의를 거쳤다 하더라도 그러한 위법행위가 유효하다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5.10.28. 선고 2005도4915 판결, 대법원 2007.6.1. 선고 2006도181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 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며(민사소송법 제202조), 원심판결이 이와 같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여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은 상고법원을 기속한다(같은 법 제432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인정하였다.
  (1) 피고는 1999.8.20. ○○도 해양복합관광 휴게시설 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위해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 1은 2003.2.17.부터 2010.9.27.까지는 피고의 이사로, 그 다음날부터 2010.11.17.까지는 피고의 대표이사로 각 재직하였고, 원고 2는 2008.1.15.부터 2010.11.17.까지 피고의 이사로 재직하였다.
  (2) 피고의 발행주식 중 90%는 2004.6.경부터 ◇◇ 코리아 인베스트먼츠 비브이(Econ Korea Investments B.V., 이하 ‘EKI B.V.’라 한다)가 보유하고, ◇◇ 코리아 인베스트먼츠 피티이 엘티디(Econ Korea Investments Pte. Ltd., 이하 ‘EKI Pte’라 한다)는 EKI B.V.의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소외 1은 피고의 대표이사이자 EKI B.V. 및 EKI Pte의 이사로서 피고의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었는데, 2007.11.23.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사기죄 등으로 기소되어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되자, 그 측근이자 EKI B.V.의 집행이사(Managing Director)인 소외 2(Stephen Chow Kum Sung, 이하 ‘소외 2’라 한다)를 통하여 피고의 지배주주인 EKI B.V.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소외 1은 2008.4.24. 위 형사사건에 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자 2008.5.15. 피고의 대표이사를 사임하였고, 이사로 재직하던 소외 3이 그에 앞서 2008.4.2.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3) 피고는 설립 이래 경영실적과 재무상태가 지속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어 2008.3.31. 현재 73억 원 가량의 누적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매출액 규모에 비해 임원 특히 대표이사의 급여 비중이 높은 것이 손실의 주요인이었고, 휴게소 임대 이외에는 별다른 사업이 없었으며, 피고가 추진하던 ○○도 2단계 개발사업은 소외 1의 구속으로 사실상 중단되었기 때문에 원고들이 경영상 판단을 할 일은 많지 않았다.
  (4) EKI B.V.가 보유하는 피고의 주식 90%에 대해서는 EKI B.V.가 2005.2.17. 발행한 회사채(그 만기는 2009.5.4.이다, 이하 ‘이 사건 회사채’라 한다) 보유자인 ○○그룹 글로벌 마케츠 파이낸셜 프로덕츠 엘엘씨(Citigroup Global Markets Financial Products LLC, 이하 ‘○○그룹’이라 한다)가 질권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EKI B.V.가 위 회사채 원리금을 상환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원고들은 곧 피고의 지배주주가 변동될 것이고, 이에 따라 자신들도 교체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5) 피고의 정관은 제19조제1항 나.호에서 “이사의 급여, 상여금 기타 보수 및 퇴직금의 결정은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6) 소외 3은 2008.6.10.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이사들의 찬성을 얻어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이하 ‘이 사건 퇴직금규정’이라 한다)의 제정을 결의한 다음, 2008.6.26.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이하 ‘이 사건 주주총회’라 한다)에서 발행주식 10%를 보유한 한국도로공사의 반대에 불구하고 발행주식 90%를 보유한 EKI B.V.의 찬성으로 이 사건 퇴직금규정 제정안을 가결하였는데, EKI B.V.를 대리하여 의결권을 행사한 소외 2는 소외 1의 측근인 원고 1의 요청에 따라 위 제정안에 찬성하였다.
  이 사건 퇴직금규정은 퇴직금지급률을 인상하여, 대표이사에 대하여는 종전의 5배에 해당하는 지급률(근속연수 1년당 5개월)을 적용하고 이사에 대하여는 종전의 3배에 해당하는 지급률(근속연수 1년당 3개월)을 적용하며, 그 인상된 퇴직금지급률을 임원의 근속기간 동안 소급하여 적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7) 또한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임직원 10명은 2010.9.30. 및 2010.10.1. 피고와 연봉인상계약(이하 ‘이 사건 연봉인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당시 이사인 원고 2의 경우 연봉 4,800만 원에서 연봉 8,000만 원으로 인상되어 그 인상폭이 66.7%로 가장 높고, 대표이사인 원고 1의 경우 연봉 1억 4,500만 원에서 연봉 1억 8,000만 원으로 인상되어 인상폭은 그 다음으로 높은 29.7%에 이르렀다.
  (8) 이 사건 퇴직금 규정에 따라 소외 3은 2010.10.4. 대표이사를 사임하면서 인상된 대표이사의 퇴직금지급률에 의하여 퇴직금으로 607,638,890원을 받았다. 그리고 이 사건 퇴직금규정 및 인상된 연봉을 기준으로 할 때, 대표이사로 퇴직한 원고 1의 경우에는 대표이사로 51일간 재직한 사정만으로 2002.2.15. 입사 이래 105개월의 근속기간 전부에 대하여 인상된 대표이사의 퇴직금지급률이 적용되어 퇴직금이 5억 원 이상 증액되고, 이사로 퇴직한 원고 2의 경우에도 3배로 인상된 퇴직금지급률이 적용되어 퇴직금이 약 3,500만 원 가량 증액된다.
  (9) ○○그룹은 2010.10.12. 이 사건 회사채에 대한 질권을 실행하여 피고의 주식 90%를 취득한 다음, 2010.11.17.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이사들을 선임하였고, 같은 날 원고들은 이사직을 사임하였다.
   
  다. 원심은 피고 회사의 재무상황 및 영업실적, 이사의 직무내용, 종전의 지급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의 내용 및 그 제정 경위 등에 관한 위와 같은 사실관계 및 사정 등에 기초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이사들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 사건 퇴직금규정을 마련하고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결의안대로 제정하기로 하는 결의를 이끌어낸 행위는 회사재산의 부당한 유출을 야기한 것으로서 회사의 책임 재산을 감소시켜 주주인 한국도로공사 등의 이익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이사의 충실의무에 위반한 행위로서 위법하고, 이사회 및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쳤다는 사정만으로 그러한 위법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으므로, 그 배임행위의 결과인 이 사건 퇴직금규정을 근거로 퇴직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라.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심증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증거가치의 판단 및 이에 기초한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주식회사 이사의 보수 및 배임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연봉인상계약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주주총회결의가 존재한다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상법 제388조에 의하면 주식회사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서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하여야 하므로,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되어 있는 경우에 그 금액·지급시기·지급방법 등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 이사는 보수나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04.12.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연봉인상계약에 따라 인상된 원고들의 연봉은 2010.6.29. 피고의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된 이사의 보수총액(27억 원)의 한도 내이므로 그 연봉인상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위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들의 2010년 보수를 전년도인 2009년 말과 동일하게 결정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인상된 연봉에 관한 주주총회결의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이 사건 연봉인상계약에 따른 원고들의 보수청구를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상법상 주식회사의 이사의 보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대표권남용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고들의 이 부분 상고이유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연봉인상계약이 대표이사의 대표권 남용 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원심의 판단을 다투는 취지이나, 위에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연봉인상계약에 따라 인상된 보수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다고 볼 수 없어 그 효력이 없다는 원심의 판단 부분에 잘못이 없는 이상, 설령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판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원심을 파기할 사유가 되지 못하여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김 신
  주 심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권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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